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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 정보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성장하는 순간

by infoguide-1 2026. 3. 8.

유치원(어린이집)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장면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보게 된다.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는 아이들이 글자를 읽거나 새로운 지식을 배울 때 성장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느낀 것은 아이들의 성장은 교과 활동보다 일상 속 적은 순간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이었다. 14년 동안 같은 연령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냈다고 느끼는 순간 눈빛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 순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일은 교사에게도 늘 특별한 경험이다.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성장하는 순간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성장하는 순간

처음으로 스스로 해냈다고 느끼는 순간

유치원(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은 많은 것을 어른에게 의지한다. 가방을 정리하는 일도 어렵고, 활동을 시작하기 전 준비물을 챙기는 일도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아이들은 스스로 해보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어느 날 한 아이가 교실 정리 시간에 자신의 서랍을 열어 조용히 정리를 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교사의 도움을 기다리던 아이였다.

나는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는 물통을 넣고, 활동지를 차곡차곡 정리한 뒤 서랍을 닫았다. 그리고 잠깐 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나 혼자 했어요.” 그 말을 하는 얼굴에는 적은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아이에게는 스스로 해낸 경험이었다.

이런 순간을 볼 때마다 아이들이 하루하루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친구와 관계를 만들어 가는 순간

유치원(어린이집)에서 또 하나 크게 성장하는 장면은 또래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 처음에는 서로 이름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관계가 만들어진다.

놀이 시간에 종종 이런 장면을 보게 된다. 블록 놀이를 하던 아이가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같이 만들래?” 그 말을 들은 친구가 옆에 앉는다. 둘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블록을 쌓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두 아이가 어느 순간 같은 놀이를 이어가며 웃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관계는 하루 이틀 사이에 조금씩 깊어진다. 때로는 적은 다툼이 생기기도 하지만, 다시 함께 놀며 자연스럽게 풀어지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런 경험 속에서 친구와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도 익힌다. 교실에서 보면 아이들이 또래와 관계를 맺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성장 과정처럼 느껴진다.

 

어려움을 스스로 넘어서는 순간

아이들이 크게 성장하는 또 하나의 순간은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려고 할 때다. 활동이 잘 되지 않거나 친구와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아이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어떤 아이는 바로 교사를 찾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잠시 멈춰 서서 상황을 바라본다. 그리고 가끔은 스스로 방법을 찾기도 한다. 몇 해 전 역할 놀이 시간에 두 아이가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 다투던 적이 있었다. 서로 양보하지 않다가 잠시 조용해졌다. 그때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번갈아 하면 되지.” 그 말을 듣고 다른 아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두 아이는 순서를 정해 놀이를 이어갔다.

교사는 그 장면을 보며 잠깐 멈춰 있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방법을 찾는 순간이었다. 이런 경험은 아이들에게 적은 자신감을 남긴다.

 

교실에서 느끼는 아이들의 변화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과 몇 달 뒤의 모습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아이도 어느새 교실에서 친구 이름을 크게 부르며 뛰어다닌다.

조용히 활동을 바라보던 아이가 어느 날 먼저 손을 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아이의 용기와 경험이 쌓여 있다.

14년 동안 같은 시기를 반복해서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아이들의 성장은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실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모여 아이들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유치원에서 성장한다는 의미

많은 부모는 유치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해한다. 글자를 배우는지, 숫자를 익히는지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물론 이런 활동도 중요하다. 하지만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느끼는 것은 유치원에서의 성장은 학습 결과보다 경험의 과정 속에서 더 크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스스로 해낸 작은 일, 친구와 함께한 놀이, 갈등을 해결했던 경험들. 이런 순간들이 모여 아이들의 자신감과 관계 능력을 만들어 간다.

그래서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