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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

어린이집 교사가 일부러 완성해 주지 않는 것들

by 14년차 보육교사 2026. 7. 8.

아이에게서 “도와주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교사는 바로 손을 내밀고 싶어 집니다. 가위질이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만들던 재료가 계속 떨어지면 아이가 속상해하기 전에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빠르고 편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이가 어려워하는 부분을 곧바로 완성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교사가 손을 보탠 뒤 완성된 결과를 바라보면서도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비슷한 어려움을 만났을 때 다시 도움부터 기다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도움을 요청했다는 이유만으로 활동 전체를 대신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어디까지 혼자 했는지와 정확히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를 먼저 확인했습니다.

 

시작하기 어려울 때는 첫 단계만 함께하고, 실패한 방법을 다시 살펴볼 시간을 주었으며 아이가 완성한 결과에는 교사의 손을 더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교사가 어느 부분까지 함께하고, 일부러 완성해 주지 않았던 이유를 실제 만들기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린이집 교사가 일부러 완성해 주지 않는 것들
어린이집 교사가 일부러 완성해 주지 않는 것들

 

“도와주세요”가 어느 부분을 뜻하는지 먼저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못 하겠어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때는 활동 전체가 어려운 것인지 한 부분에서 막힌 것인지 먼저 확인했습니다. 무엇이 어려운지 묻지 않고 대신해 주면 아이가 이미 혼자 해낸 부분까지 교사의 결과로 바뀔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위로 둥근 모양을 자르던 아이가 종이를 내밀며 모두 잘라 달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물어보니 직선은 자를 수 있지만 종이를 돌리면서 곡선을 따라가는 것이 어렵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가위를 대신 잡지 않고 종이를 천천히 돌려 보는 방법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이는 처음 몇 번은 선 밖으로 자르기도 했지만 자신이 잡은 가위로 끝까지 모양을 잘라 냈습니다. 완성된 모양은 매끄러운 원과는 달랐지만 아이는 자신이 자른 부분을 가리키며 어렵던 곳을 통과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도움을 요청한 아이에게 무조건 혼자 하라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위를 잡는 일이 안전하지 않거나 재료를 다루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 교사가 먼저 방법을 보여 주고 필요한 부분을 함께했습니다. 다만 아이가 할 수 있는 과정까지 대신하지 않도록 도움의 범위를 나누었습니다. “어디가 어려워?”, “어느 부분까지 함께하면 다시 해 볼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 아이도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교사는 활동을 빠르게 끝내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만큼의 도움을 찾는 역할을 했습니다.

 

완성하는 대신 첫 단계만 함께 시작했습니다

활동을 시작하는 방법을 몰라 손을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결과물을 대신 만들어 주기보다 첫 번째 과정만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시작할 지점을 알게 되면 이후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종이접기를 하던 아이가 여러 번 종이를 접었다 펴며 어려워했습니다.

 

모양이 나오지 않자 종이를 내려놓고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의 종이를 가져와 금방 접어 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종이를 보던 아이가 “선생님이 한 거잖아요.”라고 말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아이의 종이를 대신 접지 않고 제 종이를 옆에 놓았습니다. 첫 번째 선을 어디에 맞추는지 함께 확인한 뒤 각자 자신의 종이를 접었습니다. 아이가 다음 과정을 물으면 완성된 모양을 보여 주기보다 어느 선과 모서리를 살펴보면 좋을지 이야기했습니다.

 

중간에 접힌 선이 맞지 않아 다시 펼치기도 했지만 아이는 마지막 과정까지 자신의 손으로 이어 갔습니다. 교사가 만든 것처럼 정확한 모양은 아니었지만 아이는 완성된 종이를 친구에게 보여 주며 자신이 접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첫 단계만 함께한다는 것은 이후의 모든 어려움을 아이 혼자 해결하게 두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필요한 순간에는 다음 방법을 다시 보여 주되 아이의 재료와 선택을 교사가 가져가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나머지 과정을 아이에게 돌려주어야 완성한 경험도 아이의 것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실패한 방법을 다시 살펴볼 시간을 주었습니다

만들기 재료가 원하는 대로 붙지 않거나 세운 구조물이 계속 쓰러지면 아이는 같은 방법을 반복하다가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교사가 바로 고쳐 주기보다 아이가 지금까지 시도한 방법을 다시 살펴볼 수 있도록 기다렸습니다. 종이컵을 붙여 작품을 만들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테이프를 붙여도 종이컵이 계속 기울어지자 아이는 작품을 들고 와서 고정해 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붙이면 금방 해결할 수 있었지만 아이와 함께 자리로 돌아가 어느 부분에서 계속 떨어지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아이는 짧게 자른 테이프를 같은 자리에 여러 번 붙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정답을 바로 알려 주기보다 “지금 붙인 테이프는 어느 부분을 잡아 주고 있어?”, “다른 길이로 붙이면 어떻게 될까?”라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테이프의 길이를 바꾸고 붙이는 위치도 옮겨 보았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아이는 긴 테이프를 사용해 종이컵의 양쪽을 함께 고정했습니다. 종이컵이 쓰러지지 않자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혼자 해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실패했던 테이프를 모두 치워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바꾸었는지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사는 아이가 같은 어려움 속에 계속 머물지 않도록 질문과 재료를 제공했지만 해결 방법을 완성해서 건네지는 않았습니다. 시도한 방법을 비교하고 하나씩 바꾸어 보는 시간이 있어야 아이도 무엇 때문에 결과가 달라졌는지를 자신의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손으로 남은 결과를 다시 고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완성한 작품을 모아 놓으면 모양과 크기, 재료를 붙인 위치가 모두 달랐습니다. 선 밖으로 색이 나가거나 종이가 비뚤게 붙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교사의 눈에는 조금만 고치면 더 단정해 보일 것 같은 부분이 쉽게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작품을 전시하거나 가정으로 보내기 전에 떨어진 부분을 다시 붙이고 모양을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사의 손이 많이 들어갈수록 어떤 부분을 아이가 직접 선택하고 만들었는지 알기 어려워졌습니다. 완성된 작품들이 비슷한 모습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그 뒤로는 아이가 완성했다고 말한 작품을 교사의 기준에 맞춰 다시 고치지 않았습니다. 붙인 위치가 비뚤어져 있어도 아이가 의도한 모습이라면 그대로 두었습니다. 작품이 쉽게 떨어져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몰래 고정하지 않고 아이에게 어느 부분을 보완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아이가 그대로 두고 싶다고 하면 그 선택을 존중했고, 더 붙이고 싶다고 하면 필요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안전하게 사용하기 어려운 재료나 보관 과정에서 꼭 필요한 처리는 교사가 도왔지만 작품의 모양과 장식까지 대신 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께 작품을 전달할 때도 예쁘게 완성되었다는 결과보다 아이가 어떤 재료를 선택했고 어려운 부분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함께 말씀드렸습니다. 조금 삐뚤거나 비어 있는 부분도 아이가 직접 만든 과정의 흔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손으로 남은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면 작품은 교사가 완성한 활동물이 아니라 아이가 시도하고 선택한 기록이 되었습니다. 교사가 마지막을 다시 고치지 않는 것은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서가 아니라 완성한 경험의 주인이 아이로 남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교사가 일부러 완성해 주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를 혼자 두거나 도움을 거절한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어디에서 막혔는지를 확인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만큼만 함께한 뒤, 나머지 과정은 아이에게 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가위질과 종이접기, 만들기의 결과는 교사가 대신했을 때보다 매끄럽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실패한 방법을 다시 살펴보고 필요한 도움을 구체적으로 요청하며 자신의 손으로 끝까지 완성해 보았습니다. 교사가 마지막을 고치지 않을 때 아이의 선택과 시도도 작품 안에 그대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정답을 바로 알려 주기보다 다음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교사가 어떤 말을 사용하는지 궁금하다면 어린이집 교사가 지시하는 말 대신 자주 사용하는 표현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