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활동을 소개할 때 아직 해 보지도 않고 못한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활동 방법을 설명하는 중인데도 어려울 것 같다며 손을 내려놓기도 합니다.
친구들이 재료를 고르는 동안 교사에게 다가와 대신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활동에 관심이 없거나 하기 싫어서 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조금만 해 보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괜찮다고 격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 아이를 만나면서 못한다는 말속에 항상 같은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까 봐 시작을 망설였습니다.
친구보다 늦게 완성할까 봐 걱정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이전에 비슷한 활동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은 경험 때문에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활동 방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무엇을 모르는지 설명하기 어려워 못한다는
말부터 꺼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이에게 할 수 있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이미 자신이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할수록 아이에게는 자신만 어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못한다고 말하는 아이에게는 막연한 격려보다
어디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아이가 혼자 해 볼 수 있는 부분을 찾고 필요한 만큼 도움을 받으며 직접 시작해 보는
경험도 중요했습니다.

못한다는 말 뒤에 있는 아이의 걱정을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미술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림을 못 그린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종이를 나누어 주자 연필을 들지 않고 주변 친구들의 그림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교사에게 자신은 예시처럼 그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유롭게 끼적이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그릴 때에는 즐겁게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관찰한 대상을 표현하거나 순서에 따라 그리는 활동에서는
시작을 어려워했습니다.
예시와 자신의 그림이 다르면 잘못 그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예시와 똑같이 그리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본모습대로 표현하면 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쉽게 연필을 들지 못했습니다.
활동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잘 그린 그림에 대한
기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날은 그림 전체를 완성하도록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그림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아이는 동그란 부분을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종이 한쪽에 동그라미 하나만 그려 보자고 하자 한참을 망설인 뒤
작은 동그라미를 그렸습니다.
동그라미를 그린 뒤에는 옆에 무엇을 더 그리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아이는 그림을 다시 살펴본 뒤 선을 하나 그었습니다.
처음에는 종이 한쪽에 작게 시작했던 그림이 조금씩 커졌습니다.
예시와 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아이는 자신이 그린 부분을 지우지 않고
끝까지 그림을 이어 갔습니다.
활동을 마친 뒤 잘 그렸다는 말만 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연필을 들기 어려워했지만 동그라미부터 직접 그려 보았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고 자신이 발견한 선을 더했다는 점도 알려주었습니다.
아이는 교사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그린 부분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만들기 활동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여러 재료를 연결해 입체 작품을 만드는 날이었습니다.
아이는 완성된 예시를 보자마자 자신은 만들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이 가장 어려워 보이는지 물으니 재료를 세워 붙이는 부분을 가리켰습니다.
교사가 대신 붙여 주면 작품은 빠르게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직접 해 볼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게 됩니다.
먼저 재료를 손으로 잡아 보고 어느 자리에 세우고 싶은지 정하도록 했습니다.
아이가 자리를 정한 뒤에는 교사가 테이프를 필요한 길이만큼 잘라 주었습니다.
재료를 세우고 붙이는 것은 아이가 직접 해 볼 수 있도록 기다렸습니다.
한 번에 단단히 붙지 않아 재료가 다시 쓰러졌습니다.
아이는 역시 자신은 못한다는 표정으로 손을 멈추었습니다.
이때 괜찮다고 바로 달래기보다 어느 부분이 떨어졌는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테이프를 한쪽에 더 붙여 보자고 하자 아이는 다시 재료를 세웠습니다.
두 번째에는 재료가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완성된 작품 전체보다 자신이 세운 부분을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친구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묻자 테이프를 두 번 붙였더니 쓰러지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며 못한다는 말 뒤에는 활동을 하기 싫은 마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느꼈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시작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실수한 모습을 친구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손을 멈추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못한다는 말을 바로 고쳐 주기보다 아이가 어느 부분을 어렵게 느끼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활동을 작게 나누자 아이가 직접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활동 전체를 한꺼번에 바라보면 아이에게 해야 할 일이 너무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연필을 드는 일부터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줄넘기를 연속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줄을 움직여 보는 첫 동작도 피하게 됩니다.
줄넘기를 처음 연습할 때 시작하기 전부터 못한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줄을 돌리며 연습하는 동안 아이는 줄을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이전에 줄이 발에 걸렸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자신은 원래 줄넘기를 못한다고 했습니다.
처음부터 줄을 돌리면서 뛰는 동작을 모두 하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줄을 양손으로 잡고 자신의 앞뒤로 움직여 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줄을 발뒤꿈치에 둔 뒤 머리 위로 천천히 넘겨 발 앞에 놓았습니다.
줄이 바닥에 닿은 것을 확인한 뒤 두 발로 넘어 보도록 했습니다.
아이는 줄을 돌리면서 동시에 뛰는 것은 어려워했지만 바닥에 놓인 줄을
넘는 것은 할 수 있었습니다.
줄을 한 번 넘은 뒤에는 자신도 방금 줄넘기를 한 것인지 물었습니다.
아직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줄을 직접 움직이고 두 발로
넘었다는 점을 알려주었습니다.
다음 연습에서도 같은 방법을 몇 번 반복했습니다.
교사가 줄을 넘는 시점을 말로 알려주자 한 번은 줄에 걸리지 않고 동작을 이어 갔습니다.
아이는 곧바로 한 번 더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못한다고 말하며 줄을 내려놓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동작부터
경험한 뒤에는 스스로 다시 시도했습니다.
한 번 성공했다고 해서 이후에도 계속 자신 있게 참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날에는 줄이 자주 걸리자 다시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날보다 잘되지 않으면 자신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럴 때에는 어제 성공했으니 오늘도 할 수 있다고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줄을 바르게 잡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연속으로 넘은 횟수만 세지 않고 줄을 끝까지 돌린 모습과 걸린 줄을 다시 정리해 본
모습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종이를 접는 활동에서도 과정을 나누는 방법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여러 번 접어야 완성되는 모양을 보고 시작부터 교사에게 접어 달라고 했습니다.
먼저 종이를 반으로 접는 것까지만 해 보자고 하자 아이는 양쪽 끝을 맞추었습니다.
손가락으로 접은 선을 누르는 동작도 직접 했습니다.
다음 순서에서 방향을 헷갈리자 아이는 다시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교사가 어느 쪽을 움직여야 하는지만 손으로 가리켜 주자 아이는 종이의 방향을
돌려 보았습니다.
조금 비뚤어졌지만 두 번째 접기도 직접 마쳤습니다.
완성된 모양은 활동 예시처럼 반듯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자신의 작품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는 조금만 다르게 접혀도 새 종이를 달라고 했지만 그날은 비뚤어진 부분을
그대로 두고 꾸미기를 이어 갔습니다.
활동을 작게 나누는 것은 아이가 해야 할 일을 모두 쉽게 바꾸어 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교사가 대신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부분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고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었습니다.
종이가 움직이지 않도록 한쪽을 잡아 주거나 필요한 길이만큼 테이프를 잘라 주는
도움은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직접 선택하고 움직여 볼 수 있는 부분까지 대신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야 다음 활동에서도 자신이 해 보았던 방법을 떠올려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보다 직접 해 본 과정을 알려주었습니다
못한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면 자신감을 높여 주기 위해 칭찬부터 하게 됩니다.
그러나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잘할 수 있다고 말하면 아이는 교사의 기대에 맞아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활동을 마친 뒤 최고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자신이 무엇을 잘했는지 알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결과를 평가하는 말보다 아이가 직접 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망설였지만 재료를 스스로 골랐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처음 붙인 부분이 떨어졌을 때 테이프를 한 번 더 붙여 보았다는 점도 짚어 주었습니다.
줄이 발에 걸렸지만 다시 줄을 뒤로 넘겨 준비했다는 모습도 알려주었습니다.
한 아이는 활동을 시작할 때마다 교사에게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선을 하나 그은 뒤에도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물었습니다.
색을 고를 때에도 교사가 정해 주기를 기다렸습니다.
잘못 선택할까 봐 계속 확인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맞다거나 틀리다고 바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물어보았습니다.
두 가지 색 중에서 어느 색을 더 사용하고 싶은지도 다시 생각해 보도록 했습니다.
아이가 색을 고른 뒤에는 교사의 표정보다 자신의 작품을 먼저 살펴볼 수 있도록 기다렸습니다.
처음에는 교사가 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자 답답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교사에게 색을 골라 달라고 했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색을 직접 정했습니다.
새로운 활동 앞에서 사용하는 말도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은 원래 못한다고 단정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부분이 어렵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도와주면 해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혼자 시작하기 어려운 날에는 옆에 있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못한다는 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활동을 만났을 때에는 다시 망설이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친구가 빠르게 완성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작품을 가린 날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이전에도 해냈는데 왜 또 못한다고 하는지 묻지 않았습니다.
한 번 성공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새로운 활동에 대한 걱정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을 다시 확인하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아이는 못한다고 말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재료를 먼저 만져 보거나 친구가 하는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에도 대신해 달라고 하기보다 어떻게 하는지 알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처음에는 연필을 들지 못했던 아이가 동그라미 하나를 그렸습니다.
줄넘기를 바닥에 내려놓았던 아이가 줄을 발 앞으로 넘겨 보았습니다.
만들기 재료가 쓰러지자 손을 멈추었던 아이도 테이프를 다시 붙여 보았습니다.
각각의 행동은 작아 보였지만 아이에게는 못한다는 말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해 보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완성된 작품의 모습이나 성공한 횟수보다 어려운 마음을 표현한 뒤
다시 손을 움직였다는 점에서 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활동을 망설이는 아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모든 과정을 대신해 주는
도움이 아니었습니다.
무엇이 어려운지 함께 살펴보고 아이가 직접 해 볼 수 있는 부분은 기다려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변화는 한 번의 칭찬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작은 시도를 반복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며 자신의 힘으로 해 본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나타났습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못한다고 말하던 아이는 그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첫 번째 행동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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