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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

어린이집 만 5세 아이들이 오래 즐긴 놀이 5가지

by 14년차 보육교사 2026. 3. 15.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언제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놀이 시간이요. “라고 대답합니다. 점심시간이나 간식시간보다 놀이 시간을 더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14년 동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는 매년 조금씩 달라지지만 공통점은 있다는 것입니다.

 

비싼 교구가 있어서 오래 노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을 더하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놀이일수록 훨씬 오래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블록 몇 개를 쌓는 것으로 시작했던 놀이가 며칠 뒤에는 하나의 마을이 되기도 하고 작은 역할놀이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프로젝트가 되기도 했습니다.

 

놀이가 커질수록 제가 미리 준비한 것보다 아이들이 새롭게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놀이를 이끌기보다 아이들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필요한 재료를 지원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특히 만 5세가 되면 놀이를 바라보는 방식이 이전과 많이 달라집니다.  완성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친구들과 규칙을 만들고 역할을 정하며 놀이를 계속 확장해 나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놀이라도 하루 만에 끝나는 경우보다 며칠 동안 이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오늘은 실제 만 5세 교실에서 아이들이 가장 오래 즐겼던 놀이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부모님께서도 아이가 왜 같은 놀이를 매일 하고 싶어 하는지 이 글을 읽으시면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집 만 5세 아이들이 오래 즐긴 놀이 5가지
어린이집 만 5세 아이들이 오래 즐긴 놀이 5가지

 

블록놀이는 필요한 공간을 계속 만들어 가는 놀이였습니다

블록놀이는 만 5세 교실에서 가장 오래 이어지는 놀이 중 하나였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커다란 블록을 길게 연결하며 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배의 모양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자 한 아이가 “배를 움직이려면 운전하는 곳이 있어야 해.”라고 이야기했고, 다른 아이는 멀리 볼 수 있는 자리와 노를 젓는 공간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필요한 공간이 생길 때마다 블록의 위치를 다시 바꾸었습니다. 앞부분에 블록을 높이 쌓았다가 자꾸 무너지자 넓은 블록을 아래에 놓았고,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배의 옆부분도 조금씩 넓혔습니다. 완성된 모양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하면서 불편한 점을 발견하고 직접 고쳐 나갔습니다.

 

다음 날이 되자 아이들은 전날 만든 배를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한 아이는 짐을 보관할 장소가 없다며 작은 공간을 만들었고, 다른 아이는 배에서 내릴 때 사용할 다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블록 몇 개로 시작했던 배가 아이들의 놀이에 따라 계속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이 블록놀이를 오래 즐긴 이유는 정해진 완성 모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이 생길 때마다 다시 만들 수 있었고 어제 완성하지 못한 생각을 다음 날에도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블록놀이는 높이 쌓는 것으로 끝나는 놀이가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실제 공간으로 바꾸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역할놀이는 익숙한 생활을 자기 방식으로 바꾸는 놀이였습니다

역할놀이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보았던 장면을 놀이로 다시 만들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날 교실에 청진기와 붕대, 빈 약봉투를 놓아두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병원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사와 환자 역할만 있었지만 놀이가 이어지면서 접수하는 사람과 약을 준비하는 사람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한 아이는 종이를 가져와 기다리는 순서를 적었고 다른 아이는 블록으로 약을 보관하는 선반을 만들었습니다. 환자가 많아지자 어디에서 기다려야 하는지를 정하고 진료가 끝난 뒤에는 약을 받는 순서도 만들었습니다. 교사가 놀이 방법을 정해 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신이 병원에서 보았던 모습을 하나씩 떠올리며 필요한 공간과 역할을 더했습니다.

 

아이들은 한 가지 역할만 계속하지 않았습니다. 의사를 맡았던 아이가 다음에는 환자가 되었고 접수를 하던 아이가 약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역할을 바꿀 때마다 놀이의 내용도 달라졌습니다. 배가 아픈 환자가 오기도 하고 팔을 다친 인형을 치료하거나 보호자와 함께 진료를 받는 장면이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역할놀이가 오래 이어진 이유는 아이들이 익숙한 생활을 그대로 따라 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기억하는 장면을 더하고 친구의 생각에 따라 새로운 상황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같은 병원놀이도 역할과 사건이 계속 달라졌기 때문에 아이들은 매일 새로운 놀이처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바깥놀이는 정해진 재료 없이 시작되는 놀이였습니다

바깥놀이에서는 교실 안에서 미리 준비한 놀잇감이 없어도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이 산책길에서 모양과 색이 다른 나뭇잎을 하나씩 줍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에 드는 나뭇잎을 찾는 모습이었지만 한 아이가 비슷한 모양끼리 모아 보자고 이야기하면서 놀이가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넓고 둥근 나뭇잎, 끝이 뾰족한 나뭇잎, 구멍이 난 나뭇잎을 나누어 바닥에 놓았습니다. 같은 나무에서 떨어졌는데도 색이 다른 이유를 궁금해했고, 가장 작은 나뭇잎과 자신의 손보다 큰 나뭇잎을 찾아 나란히 놓아 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정해 준 방법이 아니라 발견한 특징에 따라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 방법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잠시 뒤에는 나뭇가지로 바닥에 칸을 만들고 모은 자연물을 전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돌멩이와 나무껍질도 하나씩 더해졌고 아이들은 자신이 발견한 자연물을 어느 자리에 놓을지 정했습니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흩어지자 돌멩이로 눌러 두거나 나뭇가지 사이에 끼우는 방법도 스스로 찾아냈습니다.

 

바깥놀이가 오래 이어진 이유는 같은 장소에서도 매일 발견하는 것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놀이 재료가 달라졌고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자연물도 아이들의 생각에 따라 새로운 놀이가 되었습니다. 정해진 사용법이 없는 재료를 직접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바깥놀이의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신체놀이는 아이들이 규칙을 바꾸며 반복하는 놀이였습니다

신체놀이는 같은 도구를 사용해도 규칙에 따라 전혀 다른 놀이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강당 바닥에 여러 개의 원형 고리를 놓아주자 아이들은 고리를 섬이라고 부르며 바닥에 발이 닿지 않도록 건너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고리를 차례대로 밟아 건너는 단순한 놀이였습니다. 몇 번 반복하자 아이들은 스스로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한 발로만 건너기, 고리 사이의 간격을 더 넓히기, 작은 공을 들고 끝까지 이동하기처럼 규칙이 하나씩 더해졌습니다. 어려운 방법에 바로 도전하는 아이도 있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리부터 시작한 뒤 조금씩 간격을 넓히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친구가 건너는 모습을 보고 더 편한 방법을 찾아내거나 고리의 위치를 직접 옮겨 새로운 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놀이가 익숙해지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규칙을 바꾸면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같은 고리를 사용했지만 놀이 방법은 매번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신체놀이를 좋아한 이유는 정해진 방법을 반복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도전을 직접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규칙을 조금씩 바꿀 때마다 새로운 놀이가 되었고 몸을 움직이며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여러 번 참여하려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림과 만들기는 친구의 생각이 하나로 연결되는 놀이였습니다

그림과 만들기 놀이는 혼자 시작했다가 여러 아이의 생각이 더해지며 커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 교실 바닥에 커다란 종이를 펼쳐 놓자 한 아이가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는 물고기가 숨을 수 있는 바위가 필요하다며 그림을 더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둘 참여하면서 종이에는 해초와 문어, 깊은 바닷속으로 내려가는 잠수함까지 생겼습니다.

 

그림을 그리던 아이들은 필요한 재료를 찾아 색종이를 붙이거나 점토로 바다 생물을 만들어 종이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처음부터 완성 모습을 정하지 않았지만 친구의 그림을 보고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며 하나의 장면을 함께 만들어 갔습니다. 놀이가 끝난 뒤에도 아이들은 완성된 그림을 바라보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냈습니다.

 

다음 날에는 잠수함이 이동할 길을 더하고 바닷속 연구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림 한 장이 하루 만에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더할 수 있는 놀이 공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림과 만들기 놀이를 오래 즐긴 이유는 자신의 생각이 눈앞에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만든 부분과 자신의 생각이 연결되는 과정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고 다음 날에도 새로운 내용을 더하며 놀이를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완성된 결과보다 함께 채워 가는 과정이 아이들에게 더 큰 재미가 되었습니다.

 

다섯 가지 놀이는 사용하는 재료와 방법은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정해진 방법만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규칙을 바꾸며 다음 이야기를 계속 더할 수 있는 놀이였습니다.

 

어른에게는 어제와 같은 놀이처럼 보여도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날 만들지 못했던 공간을 더하고 새로운 역할과 규칙을 만들면서 놀이는 매일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같은 놀이를 다시 찾는 것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만들던 이야기를 계속 이어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놀이를 계속 제시하기보다 아이들이 시작한 놀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오래 즐긴 놀이는 비싼 교구나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더하고 친구와 함께 변화시킬 수 있는 놀이였습니다. 

 

 

놀이하는 동안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하다면 어린이집에서 하루 종일 놀기만 하는 것 같아 보여도 아이들이 배우는 것들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