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4 어린이집 다녀온 뒤 예민해지는 아이, 교사가 먼저 확인하는 것 다음 날 아침 부모님께서 아이가 전날 집에 돌아간 뒤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고 울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친구들과 웃으며 놀이했고 점심과 오후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하원할 때도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기에 교실에서 보낸 하루와 가정에서의 저녁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교사는 전날 찍은 사진 한 장으로 하루를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오전 놀이와 점심시간 그리고 오후 활동이 끝난 뒤의 모습을 순서대로 되짚었습니다. 활동할 때는 즐겁게 참여했어도 마무리할 무렵 말수가 줄었는지와 평소보다 옷과 가방을 챙기는 데 오래 걸렸는지를 기록에서 찾았습니다. 부모님께도 예민했다는 결과만 듣지 않았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힘들어했는지와 잠시 쉰 뒤에 편안해졌는지를 들었습니다. 씻기와 식사처럼 특정한 생활 장면에서.. 2026. 5. 12.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다쳤을 때 교사가 부모에게 꼭 전달하는 내용 아이의 무릎에 상처가 생긴 날 사고 기록지에는 네 가지를 나누어 적었습니다. 상처를 발견한 시점과 당시 상황 그리고 교사가 한 조치와 이후 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보호자에게 연락하기 전 기억에 의존하지 않도록 각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바깥놀이를 마치고 교실로 이동하던 중 아이의 발이 걸렸습니다. 넘어지면서 무릎이 바닥에 닿았고 교사는 아이를 일으켜 상처가 난 위치와 상태를 보았습니다. 이 장면을 직접 본 경우에는 이동하던 장소와 넘어지는 과정까지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상처가 생긴 순간을 보지 못한 경우에는 내용을 다르게 적었습니다. 교사가 상처를 발견한 시간과 아이가 들려준 말을 구분했습니다. 직접 보지 않은 과정을 사실처럼 채우지 않았습니다. 누구와 부딪혔을 것이라는 추측도 기록에 넣지.. 2026. 5. 10. 만 5세 아이 말이 거칠어졌다면 교사가 먼저 보는 것 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닌 뒤 말투가 거칠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던 말을 하기 시작하면 친구에게 배운 것은 아닌지, 어린이집에서도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지 궁금해하십니다. 교실에서도 놀이가 뜻대로 되지 않거나 친구와 의견이 달라졌을 때 강한 말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두 번 거친 표현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아이의 성격이나 또래 관계를 판단하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말을 했어도 누구에게 사용했는지와 그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따라 상황은 달랐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말을 듣고 재미로 따라 한 표현이 잠시 나타날 수도 있고, 자신의 물건이나 놀이를 지키고 싶을 때 강한 말이 먼저 나올 수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특정 친구에게 같은 표현을 반.. 2026. 5. 7. 어린이집에서 친구보다 혼자 노는 아이 교사가 먼저 보는 것 자유놀이 시간이 시작되면 친구들과 함께 역할을 정하는 아이도 있고 자신이 고른 놀잇감을 가지고 혼자 놀이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교실에서 혼자 있는 모습을 보거나 친구와 놀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또래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실에서 아이를 관찰할 때는 혼자 놀이하는 장면만 보지 않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혼자 놀이하기를 선택한 것인지,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지만 놀이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지를 먼저 구분합니다. 친구가 다가왔을 때 보이는 반응과 혼자 놀이하는 시간, 특정한 상황에서 같은 모습이 반복되는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14년 동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며 알게 된 것은 친구의 수보다 아이가 또래와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방식을 구체적.. 2026. 4. 30. 어린이집 교사가 키즈노트를 쓰며 알게 되는 아이의 또 다른 모습 아이들이 모두 하원하고 교실이 조용해지면 그날의 키즈노트를 작성합니다. 사진을 한 장씩 살펴보면서 무엇을 했는지보다 아이가 놀이 중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활동 내용과 결과를 빠짐없이 적는 것이 좋은 기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활동에 참여한 아이들도 기억에 남는 장면은 모두 달랐습니다. 준비된 재료 대신 다른 도구를 찾아온 아이가 있었고, 앞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친구의 제안을 듣고 놀이 방법을 바꾼 아이도 있었습니다. ‘즐겁게 참여했습니다’라는 말만으로는 이런 차이를 부모님께 전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때부터 활동을 소개하는 글보다 그 안에서 아이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참여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며 낮에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2026. 4. 24. 어린이집에서 배운 생활습관이 집에서도 이어지려면 어린이집에서는 가방을 스스로 정리하고 옷도 혼자 입던 아이가 집에만 가면 부모님께 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담 시간에도 “어린이집에서는 정말 혼자 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 집에서는 양말을 벗는 일부터 가방을 정리하는 일까지 부모님을 먼저 찾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린이집과 집에서 보이는 모습이 왜 이렇게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을 자세히 살펴보니 두 공간에서 아이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하루의 흐름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친구들과 함께 움직이지만 집에서는 부모님이 먼저 도와주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집에서도 어린이집과 똑같이 생활하도록 만들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원 후에는 피곤해서 도움을 .. 2026. 4. 11.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