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4 어린이집 교사가 지시하는 말 대신 자주 사용하는 표현 교실에서 여러 아이와 하루를 보내다 보면 짧고 익숙한 말이 먼저 나올 때가 있습니다. “빨리 정리하자.”, “조금만 기다려.”, “조용히 해야지.”처럼 아이들의 행동을 바로 바꾸기 위한 말들입니다. 저도 초임 시절에는 같은 표현을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교사의 말을 듣고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그대로 서 있거나 잠시 뒤 같은 행동을 다시 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라는 말은 들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고, 기다리라는 말은 알지만 자신의 차례가 언제 오는지는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하지 말아야 할 행동만 말하기보다 지금 아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려고 했습니다. “정리해.”라고 반복하는 대신 어떤 놀잇감부터 정리할지 물었고, “.. 2026. 4. 4. 어린이집에서 친구와 다툰 뒤 교사가 바로 사과시키지 않는 이유 교실에서 친구와 다툰 아이들에게 가장 쉽게 건네는 말이 있습니다. “친구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자.” 저도 초임 시절에는 두 아이가 서로 사과하면 갈등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미안해.”라고 말하고 다시 놀이로 돌아가면 상황이 잘 마무리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풀리지 않은 채 교사의 말을 따라 사과한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문제로 다시 다투기도 했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왜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자신도 속상한데 친구의 마음만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느끼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사과를 먼저 시키기보다 두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례대로 들었습니다. 같은 장면을 겪었어도 아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내용과 속상했던 이유는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 2026. 3. 27. 어린이집 만 5세 아이들이 오래 즐긴 놀이 5가지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언제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놀이 시간이요. “라고 대답합니다. 점심시간이나 간식시간보다 놀이 시간을 더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14년 동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는 매년 조금씩 달라지지만 공통점은 있다는 것입니다. 비싼 교구가 있어서 오래 노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을 더하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놀이일수록 훨씬 오래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블록 몇 개를 쌓는 것으로 시작했던 놀이가 며칠 뒤에는 하나의 마을이 되기도 하고 작은 역할놀이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프로젝트가 되기도 했습니다. 놀이가 커질수록 제가 미리 준비한 것보다 아이들이 새롭게 만들어 .. 2026. 3. 15. 어린이집 다니면서 아이의 말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집에서는 말을 많이 안 하는데 어린이집에 다니면 정말 말이 늘까요?” 처음에는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들 때문에 고개만 끄덕이거나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어린이집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또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부모님들도 변화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원길에 친구 이름을 이야기하며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도 하고 집에서 잘 쓰지 않던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14년 동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언어는 가르친다고 해서 갑자기 늘어나는 것이 .. 2026. 3. 13. 어린이집에서 또래 갈등은 언제 가장 많이 생길까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하루에도 여러 번 친구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생깁니다. 처음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부모님들은 친구와 자주 다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걱정부터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를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 사회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상담을 요청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실에서 아이들을 매일 지켜보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또래 갈등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14년 동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느낀 것은 또래 갈등이 생긴다는 사실보다 왜 그런 상황이 생겼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또래 갈등은 역할과 재료가 한정되어 있을 때, 놀이규칙에 대한 생각이 다를 때, 정리와 이동으로 놀이가 멈출 때 자주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어린이집.. 2026. 3. 12. 14년 차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의 성장을 느낀 순간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정말 많이 자랐구나.' 아이들은 매일 어린이집에 오고 같은 놀이를 하고 같은 친구들과 생활합니다. 그래서 하루하루만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달 전 모습을 떠올려 보면 아이들은 어느새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곤 합니다. 처음에는 친구와 장난감 하나도 함께 사용하지 못하던 아이가 먼저 양보를 하기도 하고 작은 일만 생겨도 교사를 찾던 아이가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속상한 마음을 울음으로만 표현하던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말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습니다. 14년 동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아이들의 성장은 어느 날.. 2026. 3. 10. 이전 1 2 3 4 5 6 다음